Anonymous specimen
문단속
이름 없이 남겨진 문장을 표본지처럼 조용히 읽습니다.
자기 전에 문을 잠근다
오래된 버릇이다
창문을 걸고
밸브를 잠그고
현관을 두 번 확인하면
집은 나를 삼킨 채 입을 다문다
어둠 속에서 문득 궁금해진다
나는 무엇이 들어올까 봐
매일 이러는 걸까
문은 대답이 없다
다만 안쪽에서 잠겨 있다
잠금은 언제나
안쪽의 일이다
들어온 적 없이
처음부터 여기 있던 것은
나갈 이유도 없다
불을 끄고
숨을 죽인다
방 안의 숨이
하나가 아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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